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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 론:<청산별곡>은 오랫동안 구전되다가 훈민정음 창제 이후, 문자로 정착되었으며 고려 속요 중 <서경별곡>, <가시리>와 함께 비유성과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. <청산별곡>은 쉽게 해명될 작품이 아니다. 지금까지 학계의 거듭된 연구에 의해 실상이 어느 정도 벗겨졌다는 느낌도 있지만, 어느 특정 학설을 지적하여 이것이야말로 정설이라고 자신 있게 단정 내릴 단계에는 이르지 못 하였다.
본 논문에서는 <청산별곡>의 문학적 본질 규명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원문 해석을 중점적으로 조사하여 ‘청산’(靑山)의 다양한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. 더불어 ‘별곡(別曲)’ 명칭, <청산별곡>의 창작 시기와 그 시대 배경, 구조, 화자와 작자 계층 등의 쟁점 사항에 대해도 조사하여 고려가요인 <청산별곡> 작품을 이해하는 데 다양한 접근을 하고자 한다.
지금까지 <청산별곡>의 내용과 주요 핵심어인 ‘청산’이 갖고 있는 다양한 의미데 관하여 살펴보았다. 이를 요약하여 결론으로 삼고자 한다.
<청산별곡>의 ‘청산’은 낙원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으며, 비애와 절망으로 일관한 좌절과 체념의 은둔 노래가 아니라, 오히려 현실집착의 의지가 강하게 배어 있는 고려가요이다. 그리고 이 작품에는 당대의 부조리한 사회 현실과 그로 인하여 발생한 비극적 정서가 기조를 형성하고 있다.
이 작품의 내용은 크게 세 개의 의미단락으로 나누어 살필 수 있다. 1. 2. 3연으로 묶어질 수 있는 첫 번째 단락에서는 작중 화자의 강한 현실집착과 모리배, 변절자 등의 무리로 상징되고 있는 ‘새’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질책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. 그리고 4, 5연에 해당되는 두 번째 단락은 열악한 시대 상황에서 연유된 화자의 절대고독이 핵심 내용이며, 아울러 미래의 바람직한 삶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노래되고 있다.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락인 6, 7, 8연에서는 현실애착과 유인요소인 ‘술’을 노래하면서, 현실에 집착하고자 하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.
이와 같은 내용과 아울러 ‘새’는 고려 사회와 민중들에게 유해요소로 작용하는 모리배, 변절자 등을 상징하며, ‘돌’은 고려 백성들에게 유형, 무형으로 가해지는 억압과 관리들의 가렴주구 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. 그런가 하면 ‘믈아래’는 기회주의자적 성향을 지닌 변절자나 모리배들이 횡행하는 세속, 즉 현실적인 삶의 장을 가리킨다 하겠다. 또 ‘에졍지’는 특수한 지명이거나, 아니면 당시에 관용되었던 어떤 생활공간의 명칭으로서 ‘청산’과 ‘바다’, ‘믈아래’에 비견될 수 있는 의미차원의 말이라 보아진다.
결국 <청산별곡>은 이별과 상실, 그리고 부조리로 점철된 고려후기의 시대 정황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그 속에 몸담고자 하는 고려 민중들의 강렬한 현실집착 의지와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유기적 관련을 맺으면서 짜여져 있는 노래라 할 수 있다.